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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7] 말재주 부리는 者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 관리자
  • 19.11.27
  • 165



조선일보 2019/11/27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7/2019112700009.html




공자의 고국 노(魯)나라 실력자 계씨(季氏)가 노나라의 부용국(附庸國·큰 나라에 종속돼 그 지배를 받는 작은 나라)인 전유(顓臾)를 정벌하려 했다. 이때 공자의 제자 염유(冉有)가 계씨의 가신으로 있었는데 공자에게 말했다. "계씨가 장차 전유에 대해 일을 일으키려 합니다." 공자는 염유를 꾸짖으며 말했다. "그건 너의 잘못 아닌가? 전유는 선대 임금께서 봉해주신 곳이고 우리 노나라 땅 안에 있으니 신하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찌 (남의 나라를 치는) 정벌이란 말이 성립할 수 있는가?" 공자는 계씨를 말리지 못한 염유의 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염유는 "계씨가 그러는 것이지 제가 하자고 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둘러댔다. 이에 공자는 계씨를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그 신하된 자의 책임과 관련해 "호랑이와 코뿔소가 우리에서 튀어나오고 귀한 거북 껍데기와 옥(玉)이 궤짝 안에서 썩어간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이겠는가?"라고 말했다.


맹수가 우리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최고 권력자의 거친 마음이 표출되는 것을 비유한 것이고 귀한 거북 껍데기와 옥이란 그 권력자 마음속에 있을 수 있는 선의(善意)를 나타낸 것이다. 거친 마음은 막고 선의는 잘 끌어내 살리도록 하는 것이 신하된 자의 도리라는 말이다. 염유가 말을 바꿨다. "저 전유는 견고한 데다가 우리 요충지와 가까우니 지금 빼앗지 않으면 반드시 우리 자손들에게 근심거리가 될 것입니다."


염유처럼 그때그때 말을 바꾸는 것을 공자는 영(佞)이라고 했다. 흔히 '아첨한다'고 번역하지만 정확하게는 '말재주 부리다'라는 뜻이다. 원래 공자는 영자(佞者)는 나라를 뒤집어엎을 수 있다 해서 경계했다. 영자는 곧 간신(奸臣)이다. 공자의 가차없는 비판이다. "(명분도 없이 전유를 정벌하려다) 노나라가 분열되고 무너져 내리는데도[分崩離析]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나라 안에 있는 전유에 대해 군사 동원이나 도모하니 나는 계씨의 진짜 근심이 전유에 있지 않고 조정 안에 있을까 봐 두렵다." 우리 국격을 땅에 떨군 '지소미아' 파동에서 염유에 해당하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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