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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미래와 자산관리 -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 관리자
  • 19.10.16
  • 20

출처: 더벨 2019/10/10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910070100009170000588&svccode=00&page=1&sort=thebell_check_time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7일 11: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이 낮아지고, 8월 물가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전년대비 마이너스가 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패권·기술 전쟁이 빨리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국가들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유럽과 일본은 장기금리가 2016년에 이어 재차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중국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산업 경쟁력을 통해 제조업을 세계 선두로 도약시키려 하고 있다. 중진국 함정을 기술 변혁기에 기술혁신을 통해 뛰어 넘으려는 전략이다.

많은 사건들이 얽혀 있다 보니 하루 하루의 뉴스를 소화하기도 어렵다. 이런 때는 단기에 매몰된 시각을 잠시 접어 두고 전체적인 조망을 해보는 것도 좋다. 특히 제조업 수출국가인 우리나라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으므로 넥스트 20년의 길을 고민해봐야 할 때다. 세 가지 길이 있다. 저성장을 잘 극복하고 선진경제로 진입하는 길,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의 길, 마지막으로 남미국가처럼 대외변수가 불안정해지는 경우다. 남유럽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유로화 단일통화 제도라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각각을 살펴보자.

우선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뛰어 넘어 4만달러의 선진국 대열에 안착하는 길은 어렵다. 일본은 엔화 강세로 1995년에 4만달러를 넘었지만 2000년대 3만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3만9000달러 정도가 된다. 이탈리아는 유로화 강세로 2008년 4만달러를 넘었지만 2016년에는 3만달러까지 떨어졌다. 대만은 2003년에 소득이 한국에 역전된 후 지금은 2만5000달러 수준이다. 다만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만달러에 안착해 현재 4만7000달러에 이른다. 이는 통화통합이라는 특이한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득 3만달러의 벽을 돌파해 안착하려면 경제의 질적 성장과 함께 대외변수도 안정되어야 한다. 영국은 대처 정부 이후에 경제 구조를 제조업에서 부동산, 금융과 같은 서비스업으로 바꿨고, 미국은 1980년대의 쌍둥이 적자(경상수지, 재정수지 적자) 난관을 디지털 기술로 돌파했다. 우리나라는 경제구조를 바꾸기도 기술을 선도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환율이라는 대외변수가 안정적이지도 않다.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환율이 달러당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르면서 1997년에 1만2000달러 소득에서 1998년에는 8000달러로 단숨에 33%가 떨어진 경험이 있다.

당장은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의 길을 밟을 것으로 본다. 최근의 성장률 하락과 마이너스 물가가 이에 대한 단초를 제공해 준다. 인구구조 면에서 1994년에 일본이 고령화에 접어들었고 우리나라는 2016년에 들어섰다. 일본과 경제구조가 다른데 왜 일본을 따라가느냐는 반문이 있다. 장기 저성장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만도 잃어버린 20년을 겪었고 영국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홍역을 치렀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에 일본에게 주식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고, 1987년 10월 19일 주가가 하루에 22% 하락하는 블랙먼데이(Black Monday)를 겪었다. 저성장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나라가 보편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문제는 10년 정도 저성장에 접어든 이후의 일이다. 장기 저성장 기간 동안 누적된 모순들이 표출되는 때다. 이는 고성장에 따른 모순이 표출되는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 저성장기에는 대중적인 경제정책이 시행되는데 이로 인해 재정적자와 정부부채가 증가한다. 저성장으로 조세수입은 정체되는 데 성장을 촉진하고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본이 저성장 기간에 국가채무비율이 단숨에 200%를 넘은 이유다.

우리나라는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GDP 대비 -1.9%에서 내년에는 -3.6%가 될 것으로 본다. 내년에는 사회보장기금수지를 포함함 통합재정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흑자를 포함해도 재정수지가 마이너스에 접어든다는 뜻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보면 2020년 40%에서 2030년에 50%로 10%포인트 증가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정도면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속한다. 일본은 저성장기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매 10년마다 두 배가 증가했다.

일본의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민간 보유 금융자산이 많아 국가채무도 민간에게 소화시키고 있어 실질적으로 대외적 불안요인이 적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원화가치 폭락에서 보듯이 대외변수가 불안정하다. 그러다 보니 외환 트라우마가 있다. 하지만 제조업 경쟁력이 강해 통화가치 하락이 제조업 수출을 증가시켜 위기를 바로 극복할 수 있었다.

반면에 환율이 불안정한 남미 국가들은 제조업 경쟁력이 약하고 재정이 취약하다. 재정적자 누증으로 통화가치가 떨어져도 수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니 경제회복이 어렵다. 우리나라 역시 향후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제조업 경쟁력까지 약화되면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경제반등'이라는 메커니즘이 단절되어 대외변수가 만성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넥스트 20년 전망이다. 일정한 기간 저성장으로 가다가 이후 대외변수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야구 투구에 비유하면 일본은 지속적으로 낮게 깔려 가면서 볼 존으로 들어가는 공이라면, 우리나라는 낮게 가다가 중간에 공이 뜨면서 높은 볼 존으로 공이 들어가는 구질인 셈이다. 볼이 뜨면 홈런을 맞기 쉽다.

자산관리는 장기적으로 좋은 구조를 만들어 둬야 한다. 넥스트 20년은 내 자산의 대외적 가치 유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 국민소득을 달러 기준으로 비교하듯 나의 자산도 어느 정도 대외가치 보존을 생각해야 하는 때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더라도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국내 부동산의 대외적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내부적인 모순은 반드시 대외변수를 통해 조절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외환위기 때 뼈저리게 경험한 바다. 글로벌 자산배분이 필수인 이유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 CIO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저서] 인구구조가 투자지도를 바꾼다 / 1인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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