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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36] 이름 낚는 이들을 위한 헌시(獻詩)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 관리자
  • 20.06.17
  • 193


조선일보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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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화무염(刻畫無鹽)이란 실제와 차이가 심하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옛날 중국에서 제(齊)나라 무염(無鹽)에 사는 종리춘(鍾離春)이라는 추녀를 그려놓고 미인이라고 말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춘추시대 월나라 미인 서시(西施)가 미인의 대명사라면 무염, 즉 종리춘은 추녀의 대명사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려 최고의 글쟁이 이규보(李奎報·1168~1241년)의 작품 중 '이름 낚시꾼을 풍자하다[釣名諷]'라는 작품에도 무염이 등장한다. 이 작품은 "물고기 낚는 것이야 물고기를 얻는 이로움이라도 있다지만 이름을 낚시질하는 것은 무엇이 이로워서일까"로 시작한다. 이어 "실상은 없이 헛된 이름[虛名]만 누리려 하면 마침내 그 몸은 이름에 얽매이리다"고 노래한다. 반면에 낚시 중에 최고는 사람을 낚는 것임을 강태공을 끌어들여 풀어낸다. "강태공이 주나라 문왕을 낚을 때에는 그 낚싯줄에 본래 미끼가 없었도다." 반면에 "이름이나 낚으려 함은 이와 달라 한때의 요행(僥幸)일 뿐"임을 지적한다. 이 시의 절정은 다음 구절이다. "무염 땅의 여인이 분칠하여 잠시 아름다운 용모를 꾸몄다가 분이 지워지자 그 참모습 드러나니 보는 사람마다 구역질하며 피하는구나[嘔而避]."


이처럼 실상과 동떨어져 이름을 낚는 사람을 공자는 문자(聞者)라고 불렀다. 소문만 요란한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들의 행태에 대해 공자는 "얼굴빛은 어진 듯하나 행동거지는 도리에 어긋나고 평소 자신의 행실에 대해 아무런 의문도 던지지 않으니 나라에 있어도 반드시 (안 좋은) 소문이 나고 집 안에 있어도 반드시 소문이 난다"고 말했다.


'시민운동'을 팔아 이름 낚은 사람들이야 박원순 서울시장을 필두로 한두 사람이 아니지만 이름에 '정의'를 버젓이 내걸고 사리사욕을 챙긴 윤미향 의원이야말로 이규보의 시나 공자의 질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인물이라 하겠다. 조명(釣名)하는 이들에게는 또 철면피(鐵面皮)라는 공통점도 있는데 윤 의원의 행태를 보니 이 또한 예외는 아닌 듯하다. 이규보의 시 조명풍(釣名諷)을 '거룩함을 낚은' 윤 의원에게 바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6/20200616049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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