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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34] 승영구구(蠅營狗苟)보다 더 심한 자들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 관리자
  • 20.06.05
  • 166


조선일보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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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첨과 관련된 한자어는 수도 없이 많다. 아(阿)는 꼭 아첨이라기보다는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뜻이다. 오히려 아첨의 뜻은 첨(諂)에서 비롯된다. 알랑거린다는 뜻이다. 또 다른 첨(讇)은 과공(過恭)을 말한다. 유(諛)는 오로지 상대방의 비위만 맞추려 하는 것이다. 미(媚)는 몸을 비틀면서까지 윗사람의 총애를 받으려는 행태다.


흥미롭게도 이런 다양한 행태는 모두 한 단어로 요약된다. 구용(苟容), 즉 구차스럽게 인정받으려 한다는 뜻이다. 원래 구(苟), 구차스럽다는 말은 곧 비례(非禮)를 뜻한다. 이때 예란 사리(事理)이니, 구(苟)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禮)란 단순히 예법이나 에티켓이 아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구차스럽다는 것은 뒤집어 "해야 하는데 어떻게든 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데 어떻게든 하는 것"이다.


그 뜻은 하나지만 행태는 다양하다 보니 그와 관련된 표현이 계속 생겨났다. 의아취용(依阿取容), 아첨에 기대어 윗사람의 용납을 받아내려 한다는 말이다. 곡의봉영(曲意逢迎)도 비슷한 뜻이다. 특히 봉영(逢迎)의 逢은 奉(봉)과 살짝 차이가 있다. 奉은 윗사람이 시키는 것을 맹목적으로 받드는 하수(下手)라면, 逢은 주도적으로 미리 주군의 속마음을 읽어내 그쪽으로 유도해내는 고수(高手)다. 逢은 요미걸련(搖尾乞憐), 개처럼 꼬리를 흔들어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려 한다는 뜻이다.


승영구구(蠅營狗苟), 쉬파리처럼 앵앵거리고 개처럼 구차스럽다는 말로, 원래 '시경(詩經)'의 시 '청승(靑蠅)'에 나오는 승영(蠅營)에 당나라 문인 한유(韓愈)가 구구(狗苟)를 추가했다. 자기 먹이를 다른 개가 가로챌까 두려워하는 개의 모습이다. 이번 윤미향 사태를 거치면서 그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 몇몇 정치인 모습을 보니 승영구구에 추가하고픈 말이 있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3/20200603000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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