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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공론장은 어디인가' 강연 요약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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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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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공론장은 어디인가

(사)경제사회연구원 5월 세미나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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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공론장이란 사적인 개인이 자유롭게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수평적인 공간을 뜻한다. 여기서 개인이란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며 혼자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체를 뜻하며, 이들의 수평적 소통을 통해 민주주의가 구현된다.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이론화 한 하버마스에 따르면 공론장은 공적 영역의 생활체계에 속하며, 공론장의 지배원리는 권력이나 화폐가 아닌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따라서 언론은 건강한 사회담론을 이끌어 공론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사회의 공론장은 어디 있는가 하는 물음은 우리사회에 자유로운 개인이 의견을 개진하며 토론할 수 있는 비어있는 공간이 있는가 하는 질문과 같다. 신문과 방송과 같은 ‘올드미디어’와 인터넷 기술이 주도하는 각종 소셜미디어와 같은 ‘뉴미디어’가 혼재되어 다양한 뉴스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량 유통하는 요즘, 이들 미디어가 공적 연결자로 기능하며 사회 담론을 이끌어가는가에 대한 검토와 반성이 필요하다. 특히 가짜뉴스와 인터넷 여론 조작 등으로 정치지형을 어지럽히는 상황에서 공론장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사회에서 전통적 공공성이 발현된 개념상의 공간으로는 마을에 필요한 시설을 짓기 위해 다른 마을과 협력하는 ‘건립’과, 연대와 관계로 노동력을 교환하는 ‘두레’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의 식민통치는 물리적 공간은 유지하되 민중이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결정하는 과정을 제거해 기존의 공공성을 마비시켰다. 당시 공설, 공립 같은 말은 있었으나 그 시설은 조선 민중과는 무관한 이주 일본인을 위한 공간으로, 공공성은 관에 의한 시혜성의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한 전통은 관 주도의 경제개발 시대를 거치며 국가와 공공이 혼용되어 이해되기 시작했고, 서구와 같은 계몽주의 전통이나 시민사회의 성립이 미약한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사적인 개인이 공론장의 주인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은 인터넷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며 많은 매체를 생산하고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신문과 방송은 물론, 인터넷, 유투브, 카톡, 각종 토론방 등 소통의 공간이 온-오프 공간에 넘쳐나게 되었다. 이런 소위 ‘공론장’은 늘어났으나, 그 안의 ‘공공성’은 여전히 미흡하고, 미해결된 과제와 논의해야 할 의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해 서구 공론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세와 르네상스 이후 ‘개인’의 발견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종교 개혁이 개인의 결단을 요구하면서 개인이 사회의 주체로 떠올랐고, 어느덧 개인은 학문의 중심으로 거듭나 계몽주의를 이끌었다. 계몽주의는 스스로 생각하고 교육할 것을, 그리고 결정할 것을 주장한다. 또한 개인을 보호하는 인권투쟁이 시작되면서 개인은 한 주체로 서게 되었다. 17세기, 영국에는 근대적 공론장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커피하우스가 성업했는데, 이 곳에서 근대저널리즘과 여론이 탄생하고 사회 변혁의 에너지가 생성되었다. 커피하우스는 누구나 드나들며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며, 서로 의견을 나누며 수렴과 합의를 이루어내는 공간이다. 또 개인이 지위와 상관없이 교제할 수 있는 곳이고, 권위는 부나 계급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말과 주장의 타당성과 논리성에 의해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공공성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공공성은 누가 보편적 이익을 정의하고 그것을 실질적으로 추구하는가에 대한 지적, 도덕적 헤게모니를 가능케 한다. 공공성 수준이 높은 사회는 사회적 자본의 지수가 높고, 상호 신뢰 구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위험 수준이 낮다.


공공성을 전달할 공적 연결자는 바로 뉴스다. 뉴스는 공공지식을 전달하며, 사회적 힘을 야기하는 문화적 산물이기도 하다. 뉴스는 현실의 창조자이며, 하루 동안의 베스트셀러이며, 공공 영역의 탁월한 제도가 된다. 이것은 민주주의와 상호 의존적이다.


뉴스를 만드는 저널리스트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저널리즘의 목표인 인간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또 인간을 자유롭고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 컬럼비아 저널리즘 스쿨 교수인 새뮤얼 프리드먼에 따르면 저널리스트는 정보의 진실된 중개자이다. 나아가 21세기에 기자로 존재한다는 것은 진실을 보증하고, 해석을 추구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까지 포함한다. 이로 인해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공론장의 지도자로 기능하는 것이 언론인의 바람직한 역할이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은 보호되어야 한다. 뉴스는 공공의료나 공립학교와 같은 공공재로 인식되어야 한다. 문제는 오늘날 미디어 시스팀이 오히려 사람들의 뉴스 접근성을 제한하고 사회의 공공성을 침식하는데 기여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미디어 기술이 발달로 뉴스와 루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건강한 의견과 비방이 혼재하며 정보과잉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되는 것이 그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22%로 매우 낮은 편이다. 여기에는 또한 포털의 역할도 작용한다.


<언론중재법> 에 의하면 인터넷뉴스서비스란 언론의 기사를 인터넷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전자간행물이다. 포털은 여론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정작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묻는 법적, 사회적 정치는 결여되어 있다. 네이버 포털과 제휴한 뉴스 콘텐츠는 124개이고, 모바일 앱을 통해 매일 3,000명이 접속한다. 하루에 네이버로 송고되는 기사는 3-4만 건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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