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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속 헛발질' 여론조사, 이번 총선인들 맞힐까

  • 관리자
  • 20.04.07
  • 246

UPI뉴스 김당 기자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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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총선] 1.여론조사, 민주당 우세 초반판세 끝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
조사기관 83개 난립, 등록취소 13개…여심위 등록조사 6977건, 일평균 3.2건 '홍수'
'인용공표∙보도불가 현황' 조사…폴스미스 23회, 리얼미터 6회, 에이스리서치 6회 등

최광웅 데이터정경연구원장은 국내 1호 데이터 정치평론가이다. 최근 선거 데이터와 사회∙경제적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결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저술한 책 〈이기는 선거〉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데이터로 본 총선 이슈'를 6회에 걸쳐 연재한다.

4월 2일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심위)에 등록된 선거여론조사는 6977건(2014년 3월 지방선거 때부터 현재까지)이다. 연평균 1163건, 월평균 97건, 일평균 3.2건이라는 선거여론조사의 홍수 속에 사는 셈이다.

문제는 여론조사의 질이 양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철만 등장하는 '떴다방'식 영세 조사업체를 규제하기 위해 2017년 5월부터 선거여론조사기관의 설립요건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엉터리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여론조사는 흔히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제21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지역구 초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통합당의 자체 판세 분석에 따르면,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7 대 3 비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투표일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에도 선거운동 기간에 불거진 노인 폄하 발언과 막말 같은 돌발 변수와 이른바 북풍(北風)이라는 북한 변수에 의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막판까지 민심을 가늠할 수 없는 형편이다.

여론조사 그 자체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데이터 분석으로 선거를 진단하는 최광웅 데이터 정치평론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론조사에는 '여론'이 없다. 실제로 여론조사에 근거한 역대 총선 예측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6연속 헛발질'이다.

역대 총선 여론조사, 96년부터 '6연속 헛발질'

우선 1996년 15대 총선은 공중파 TV 3사와 CBS가 선거방송 사상 처음으로 한국갤럽 등 5개 조사기관에 의뢰해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해 투표 종료 직후에 당락 예측보도를 했다. 5개 조사기관은 1여 3야 구도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의 175석 승리를 전망했으나 실제 결과는 139석(점유율 46.5%)으로 과반 미달이었다. 제1야당인 국민회의는 79석(26.4%)에 그쳤지만, 자민련(50석, 16.7%)과 무소속(16석, 5.4%)의 약진을 예상하지 못한 거였다.

2000년 16대 총선 때도 방송3사의 예측보도는 모두 빗나갔다. SBS는 여당인 민주당 132석 vs 야당인 한나라당 115석으로 예측했으나 결과는 '133석 vs 115석'으로 수치는 거의 비슷했다. 그런데 당이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MBC도 출구조사를 인용해 민주당 127석 vs 한나라당 120석으로 전망했지만 결과는 승패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예상 의석수의 최저 및 최대 구간을 두고 민주당 119~138석 vs 한나라당 104~126석으로 다소 여유있게 전망했지만 이 또한 예측이 빗나갔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역풍이 거센 가운데 치러진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KBS는 여당인 열린우리당 170석 vs 한나라당 100석을 전망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우리당 152석 vs 한나라당 121석으로 20석 내외(18~21석)의 오차가 발생했다.

제18대 총선은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듬해인 2008년에 실시되었다. 대선의 연장선 상에서 치러진 총선인 만큼 방송4사는 출구조사를 근거로 각각 154~178석(KBS·MBC), 162~181석(SBS), 160~184석(YTN)으로 집권당의 대승을 예측했다. 하지만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한나라당은 153석(51.2%)으로 과반을 가까스로 넘긴 정도였다.

제19대 총선 때는 방송3사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선거 전 여론조사 추이와 선거당일 전국 246개 지역구 출구조사 결과를 반영해 예측 의석을 여당인 새누리당(126~151석)과 민주통합당(128~150석)이 접전을 벌일 것처럼 발표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새누리당의 여유있는 과반 완승(152석)과 통합당의 패배(127석)였다.

20대 총선 당시 주요 여론기관의 새누리당 예상 의석수(단위: 석, 최종기준)
기관명 리얼미터 오피니언라이브 한길리서치 닐슨코리아
의석수 155~170 161 160~170 163
기관명 리서치앤리서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엠브레인 한국갤럽
의석수 165 157~175 158~170 158~170
* 출처: 데이터정경연구원(2020)/원시데이터: 당시 신문보도 종합

제20대 총선 때도 '헛발질'은 계속되었다. 리얼미터 155~170석, 한길리서치 160~170석, 한국사회여론연구소 157~175석, 한국갤럽 158~170석 등으로 여론조사기관들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155~175석 사이에서 압승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한석 차이로 제1당에서도 밀린 122석(40.7%)으로 나타났다. 선거 1주일 전의 예측조사와 비교하면 33~53석의 오차가 발생했다.

'고무줄 조사'와 ARS 조사의 문제점

그렇다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처럼 공동으로 막대한 인원과 물량을 동원해 총선 여론조사를 진행함에도 왜 여론조사에 '여론'을 담지 못하고 '6연속 헛발질'을 하는 것일까? 지난해 '고무줄 조사'로 지탄을 받은 리얼미터 사례는 그 의문을 푸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지난 2019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에 즈음해 여러 조사기관들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갤럽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0% vs 자유한국당 25%'로 격차는 15%p에 달했다. 그런데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서는 민주당 36.4% vs 한국당 34.8%로 두 당의 지지율 격차(1.8%p)가 오차범위 이내로 줄어들었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발끈해 "이상한 조사"라고 한마디 하자, 불과 1주일 뒤의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정당 간 지지율 격차가 13.2%p(민주 43.4% vs 한국 30.2%)로 벌어졌다. 조사결과가 고무줄처럼 줄었다가 늘어나는 조사방식에 바로 답이 있다.

리얼미터를 포함해 우리나라 선거 여론조사기관의 상당수는 조사비용을 줄이기 위해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을 사용해 조사한다. ARS 조사는 면접원이 아닌 미리 녹음된 기계가 자동으로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버튼을 눌러 답변을 입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밀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별이나 연령 등을 거짓으로 답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특히 응답자 선정과정에서 비표본오차가 커서 특정 이슈에 관심도가 떨어지는 계층은 조사에 잘 응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전화면접 조사와 비교하면 응답자가 중도에 끊어버리는 비율이 커 평균 응답률이 10%를 채 넘지 않는다. 표본추출 방법 또한 RDD, 즉 임의걸기 방식이어서 모집단인 유권자를 얼마나 정확하게 대표할 수 있는지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다.

이에 한국통계학회와 한국조사연구학회는 ARS를 과학적인 조사방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비과학적이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단법인 한국조사협회(KORA)도 ARS가 응답율이 낮고 부정확해 비과학적이라며 회원사들이 ARS 조사를 수행하지 않을 것을 결의한 바 있다.

통계청 산하의 마케팅, 여론조사 업계를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인 한국조사협회에는 닐슨코리아,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 한국갤럽, 한국리서치 등 정회원사 35개와 준회원사 14개 등 49개사가 가입해 있다. 한편 ARS 조사를 주로 하는 리얼미터 등 16개사는 2011년에 별도의 한국정치조사협회(KOPRA)를 설립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유선전화 조사방식의 문제점

선거여론조사에서 '헛발질'이 계속되는 또다른 배경은 조사가 유선전화 방식 위주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유선전화 가입자는 1997년에 2천만명을 넘어서 2002년에 234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줄곧 감소해 지난해는 1360만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무선전화 가입자는 1999년부터 이미 2344만명으로 유선전화를 추월하더니 계속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6889만명으로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총등록가구는 2002년 1511만 가구에서 2018년 2050만 가구로 35.7% 증가했다. 이에 비해 1인가구는 2002년 263만 가구에서 2018년 585만 가구로 122.4%나 급증했다. 1인 가구는 말할 것도 없고, 20~30대 젊은 부부들은 집전화를 아예 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론조사를 하는 낮시간대에 유선전화 조사응답자는 중∙노년층이나 주부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특정연령, 특정직업군이 실제 모집단인 유권자보다 과다 반영되는 구조적인 함정이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예상 성적표가 부풀려진 것도 이런 '보수층 과다표집' 현상 탓이다.

데이터정경연구원이 2016년 4월 4일부터 6일 사이에 조사해 공표한 국회의원 선거구별 여론조사 226건을 여심위 홈페이지에서 전수조사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그 결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 기간은 여론조사결과 공표 제한기간의 마지막 3일로 모두 평일이었다.

그런데 226건의 유선조사 비율을 보면, 100% 집전화 조사방식(117건)이 절반을 넘고, 90% 이상까지 합치면 144건으로 전체 여론조사 건수의 63.7%에 이른다.

2016년 4월 4~6일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구별 여론조사 현황 분석(단위: 건)

유선조사비율

100%

90~100%

80~90%

70~80%

70% 미만

유선면접

98

9

9

33

2

151

유선ARS

19

16

15

11

0

61

유선면접+유선ARS

0

2

9

3

0

14

합계

117

27

33

47

2

226

*출처: 데이터정경연구원(2020)/원시데이터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공표 여론조사

여심위 규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구 여론조사의 최소 표본수는 500명으로 허용오차 범위는 ±4.0~±4.4%p 사이다. 물론 1천명으로 조사샘플 수를 늘리면 허용오차 범위는 3.0~3.3%p 사이로 좁혀진다. 하지만 표본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대부분 500명으로 조사한다(여론조사 단가는 통상 1명당 대면조사 3만원, 전화면접조사 1만원, ARS조사 3천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20대 총선의 경우 253개 지역선거구 가운데 5% 미만의 격차로 승패가 엇갈린 선거구는 66곳으로 26%나 되었다. 5% 미만의 차이로 승부가 난 66곳은 여론조사상으로 사실상 동률로 봐야 옳다. 그런데도 총선 전 주요 여론조사들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새누리당이 155~180석 사이에서 압승한다고 '헛발질'을 했다.

'떴다방'식 표본선정의 편향성과 당내 여론조사 장악한 '당피아' 논란까지

여론조사의 비과학성은 한국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내 1위업체인 퓨리서치센터를 포함해 99%의 조사기관들이 죄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낙선을 예측해 망신살을 샀다. 2015년 영국 총선에선 보수당이 압승을 했는데,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유고브(YouGov)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는 노동당과 초접전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가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조사기관은 표본할당에 있어서 연령∙성∙지역별뿐 아니라 인종∙종교∙소득∙학력별 등을 포함해 20여 가지 이상을 포함한다. 최대한 유권자모델에 근접하게 하기 위해 투표이력(직전 투표여부 및 지지후보, 그 이전 지지후보 등을 포함해 5회 정도 확인해 최근을 높은 점수로 가중치 부여)을 반드시 포함한다. 이렇게 상당한 비용을 들여서 나온 여론조사도 실제 선거결과와 적지 않게 틀리는 게 현실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선거 때만 우후죽순 나타나는 '떴다방' 수준의 영세업체를 통해 아주 적은 금액으로 조사를 하기 때문에 겨우 성별, 연령별, 지역별 할당 정도만 한다. 좀더 표본할당을 할 경우가 직업별, 정치성향별, 소득별(한국갤럽의 전국조사) 정도이다. 하지만 최광웅 원장은 "이 정도 조사는 선진국 기준으로는 여론조사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질문인데 결과가 판이하게 나타나 표본선정의 편향성이 문제된 경우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맞붙는 서울 종로 선거구 조사가 최근 논란이 됐다. 2월 한 달 동안 같은 내용으로 총 7차례 여론조사가 실시됐는데 두 후보 간 격차가 적게는 11.1%p부터 많게는 27.2%p까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총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여론조사를 수행한 조사기관이 '당피아'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유승희 의원과 김영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맞붙은 서울 성북갑의 경우, 여론조사를 수행한 윈지코리아컨설팅(윈지)이 민주당 여론조사용역의 40% 수주, 민주당 후보 선거여론조사 교육 담당, 청와대 출신을 포함한 수십명 후보의 선거컨설팅 수행 등으로 당을 사유화하고 공천에 부당 개입하는 '당정농단'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윈지의 전 대표로 현재로 최대 주주인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민주연구원 부원장 겸 공천관리위원 겸 여론조사소위원장을 맡아 경선조사가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당정농단' 의혹의 골자이다.

당내 경선에서 김 후보에게 패배한 유승희 의원은 지난달 "김 후보 측이 당내 총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과정에서 다수의 지지자들에게 연령·나이 등을 허위로 응답하라고 지시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북부지검은 1일 김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여심위의 과태료, 인용공표∙보도불가 결정 등 '수두룩'

공표·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심의하는 역할은 여심위가 맡고 있다. 여심위가 객관성, 신뢰성 측면에서 조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조사기관은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여심위는 지난해 11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내년 총선 현역의원 유지·교체 의향' 관련 조사에 대해 선거여론조사 기준 미준수, 사실과 다르게 등록 등으로 신뢰성·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지난 2월 21일 뉴시스-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선 지난 대선 때 투표한 후보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66%가 '문재인 후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표본 선정의 편향성 논란이 일었다.

부동산 '떴다방'처럼 치고 빠지는 여론조사 난립을 막기 위해 중앙선관위는 2017년 5월부터 선거여론조사 여건을 강화했다. 그래서 한국갤럽 등 23개는 등록일이 2017년 5월 9일로 같고, 나머지는 그 이후에 등록한 업체들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등록한 회사는 7개이고,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지난 3월 9일에 등록한 경남 창원 소재의 회사가 가장 최근에 등록한 회사이다. 2일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조사업체는 83개이다. 등록이 취소된 업체도 2018년 2월에 취소된 휴먼리서치 등을 포함해 13개나 된다. 대부분이 ARS 조사기관이다.

대구에 사무소를 둔 '폴 스미스'는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12월 구미시장 선거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여론조사결과를 왜곡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8월에 등록취소되었다. 이밖에 여심위의 인용공표∙보도불가 판정을 받은 여론조사도 128건이나 된다.

UPI뉴스가 여심위 홈페이지에서 '인용공표∙보도불가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3번 이상 인용공표∙보도불가 판정을 받은 여론조사업체는 리얼미터(6회), 에이스리서치(6회), 세이폴(4회) 리서치플러스(3회), 모노커뮤니케이션즈(3회), 성주신문(3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폴 스미스는 TBC-매일신문이 의뢰한 대구경북 지방선거 조사에서 무려 23회나 인용공표∙보도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미 이번 총선 여론조사에서도 왜곡된 조사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진해구선거구 예비후보자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의 경우, 비공표∙비보도용 조사임에도 SNS(카카오톡 대화) 통해 선거구민에 공표한 혐의로 수사의뢰 조치되었다.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오히려 여론을 호도한 경우이다.

유권자의 39~47%가 마지막 1주 동안 지지후보 결정…그전 조사는 '엉터리'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는 과연 '6연속 헛발질'을 멈출 수 있을까? 최광웅 원장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인 '샤이 트럼프' 현상과 "부동층은 마지막 1주일에 지지후보를 결정한다"는 명제를 예로 들어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슈퍼 화요일' 민주 대통령 예비선거를 위한 알링턴 아트센터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러 가고 있다.  [Photo by Tasos Katopodis/UPI]

당시 미국의 조사기관들이 엉터리 예측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샤이 트럼프' 유권자들이 '최종 의사결정을 막판에 내린 까닭'이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는 것. ABC뉴스 등 6개 언론사가 실시한 전국 공동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마지막 주에 지지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는 겨우 9%에 불과했으나, 2016년 선거에는 13%로 껑충 뛰어올랐다. 즉 부동층의 마지막 선택은 11월 1일(화)부터 6일(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지방선거부터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의식조사를 해오고 있는데 이를 참고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가 선거 뒤에 조사한 지지후보 결정시기를 보면, 마지막 1주 동안 지지후보를 선택한 유권자 비율은 양자구도로 치러진 제19대 총선만 39.3%였고 나머지 총선은 모두 47%대였다. 2016년 총선의 경우 당일 5.6%, 1~3일 전 16.4%, 1주일 전 25.4%로 1주일 전까지의 부동층이 47.4%나 된다(〈이기는 선거〉, 257쪽 '표' 참조).

최 원장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최소 39% 이상이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에 최종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그 전에 실시한)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엉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박빙 선거구가 그렇다"고 강조했다.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세댸별 투표율 변수 말고도 이번 선거에서 휴대폰 전화조사에 처음 도입된 여론조사용 가상번호인 '안심번호'가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할지가 관심거리다. 안심번호는 휴대전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가상으로 만든 전화번호다. 공직선거법(제108조의 2)에 따르면 선거여론조사기관이 공표 또는 보도를 위해 전화를 이용한 선거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유선전화를 여론조사에 주로 사용했으나, 유선전화 사용률이 낮아지고 주로 고령층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문제가 나타나면서 안심번호가 도입됐다. 문제는 안심번호 방식의 조사에선 휴대폰에 여론조사 전화라는 문자메시지가 뜨기 때문에 응답자가 여론조사임을 인지하고 안받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열성 지지층과 달리 중도층 여론은 체계적인 누락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여론조사는 민심을 절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를 활용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출처: https://www.upinews.kr/newsView/upi20200403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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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탐사하다] 수상한 여론조사···응답자 절반이 文투표층이었다
기사 [동아광장/한규섭]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과학적 검토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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